웰컴운용 '포스트IPO' 방점…에셋원 명성 이어갈까
②첫날 아닌 락업 풀리는 ‘2주 후’ 주목…신규 펀드 출시
황원지 기자공개 2025-07-30 15:29:07
[편집자주]
기업공개(IPO) 개선방안이 이번달부터 시행된 가운데 공모주 펀드 운용사들도 분주한 모습이다. 이번 개선안의 핵심은 코스닥벤처, 공모주 하이일드 등 정책 펀드라도 의무확약을 걸지 않으면 배정받는 공모주가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이에 맞춰 운용사마다 확약 전략을 재설정하고 있다. 더벨은 공모주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국내 주요 하우스들의 현황과 전략 변화를 살펴본다.
웰컴자산운용의 전신인 옛 에셋원자산운용은 공모주 펀드로 가장 이름이 알려진 하우스다. 일찍부터 공모주 펀드를 만들어 1조원대 자산을 운용하기도 했다. 이제 웰컴자산운용으로 간판을 바꿔단 후에도 기존 펀드 외에 액티브 코스닥벤처펀드 등을 내놓으면서 공모주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있다.
이번 기업공개(IPO) 정책 변화에 따라 웰컴자산운용은 공모 후인 포스트 IPO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 의무확약 확대에 따라 락업을 거는 물량이 늘어나면, 첫날이 아닌 몇 주 후에 가격 변동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서다. 이 변동성을 노리는 포스트 IPO 전략의 공모펀드도 지난달 새롭게 출시하며 전열을 다지고 있다.
◇락업 해제 시점 노린다…공모펀드로 포스트 IPO 플레이
웰컴자산운용은 공모주 전략에서 전문성이 있는 공모 운용사 중 하나다. 웰컴그룹 편입 이후 일반 주식형 펀드나 사모 프로젝트 펀드를 강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회사의 핵심 축은 공모주 펀드다. 코스닥벤처펀드 라인업으로는 ‘웰컴공모주코스닥벤처’ 시리즈를, 하이일드 펀드로는 ‘웰컴공모주하이일드’를 주력 라인업으로 가져가고 있다. 여기에 일반 공모주 펀드와 리츠투자를 겸하는 상품을 포함해 도합 4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공모주펀드로만 굴리고 있다.
웰컴자산운용은 이번 IPO 개선안에 따라 첫날 변동성이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요예측에서 물량을 받기 위해 기관투자자들이 대부분 락업을 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첫날 풀리는 물량 자체가 적으니 첫날 이상급등 현상도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급등을 하더라도 락업을 거는 기관투자자인 공모주 펀드 입장에서는 매도가 불가능하기에 차익을 낼 수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반대로 락업이 풀리는 2주에서 한달 후에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 본다. IPO 전에 투자했던 초기 투자자들이나 수요예측에 참여했던 기관들의 락업이 풀리는 시점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그간 기관 락업이 풀리기 전후 분위기 조성을 통해 주가를 띄우는데, 이때를 타서 매도하는 걸 포스트IPO 전략이라고 한다”며 “정책 변화로 락업 물량이 커지는 만큼 이 변동폭도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웰컴자산운용은 이러한 판단을 근거로 최근 포스트 IPO 전략의 공모펀드를 출시했다. 국공채에 함께 투자하는 ‘웰컴국공채Post-IPO’ 펀드로, 지난달 16일 설정돼 현재 약 50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그간 포스트 IPO 전략을 사용하는 사모펀드는 종종 있었으나, 공모펀드로는 이번 펀드가 거의 처음이다. 전체 신탁재산의 60% 이상을 국공채와 은행채 등 우량채권으로 채우고 나머지 30%를 공모주 및 포스트 IPO 전략으로 운용한다. 최근 IPO를 한 기업들 중에 경쟁력이 있으나 시장 변동성 및 수급이슈로 저평가된 종목에 투자한다.

◇깊이있는 종목 리서치 강점…적극적 락업 고려
이번 정책변화로 락업도 더 늘릴 계획이다. 웰컴운용은 그간 락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하우스는 아니었다. 대부분 공모주를 첫날 매도해 운용상 불확실성을 최대한 줄이는 전략을 사용했다. 일부 대형주에 한해 물량을 늘리기 위해 한달에 한번 정도 락업을 거는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 정책 변화로 락업을 걸지 않으면 거의 물량을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부분 종목에 최소 2주에서 한달 정도의 확약을 고려하고 있다.
깊이있는 종목별 리서치도 웰컴자산운용만의 강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요예측을 참여하는 가격과 물량, 의무확약 기간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대부분 기관투자자들은 수요예측에서 공모가 상단에 들어갔다. 물량만 받으면 대부분 첫날 충분한 수익실현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일정 기간의 락업을 약속해야 하는 만큼 밸류에이션에 맞는 금액을 써내는 게 중요해졌다.
웰컴자산운용은 공모주 명가인 만큼 상장 종목에 대한 리서치를 깊게 들어가는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 주식운용본부 안의 운용역 6명이 섹터별로 나눠서 상장 종목에 대한 리서치를 진행하고 있다. 하우스의 중심이 공모주 펀드인만큼 주식형 펀드가 많은 하우스보다 더 전문적인 판단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포스트 IPO 전략 펀드 출시로 웰컴운용의 공모주 펀드 라인업은 더욱 다양해진다. 웰컴자산운용은 2020년 전에 출시한 기존 코스닥벤처 펀드는 자산의 상당부분을 코스닥지수를 추종하도록 구성하고 있다. 시장위험을 없애는 전략이다. 또한 2~3년 전부터는 코스닥시장과 상관없이 운용역이 전략을 짜는 액티브코스닥벤처 펀드를 내놓아 선택지를 넓혔다. 포스트IPO 전략 펀드도 추가되면서 공모주 운용사로 입지를 굳힐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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